대습상속으로 상속인이 되면 재산만 받는 것이 아닙니다. 상속인은 고인의 재산에 관한 권리와 의무를 한꺼번에 이어받으므로(민법 제1005조), 고인에게 빚이 있었다면 먼저 떠난 부모의 몫만큼 그 빚도 함께 넘어옵니다. 그래서 대신 받는 사람에게도 받아들일지, 재산 한도에서만 받을지, 포기할지를 정할 기간이 주어집니다.
이 문서는 그 기간이 언제부터 흐르는지, 앞서 다른 상속을 포기했던 가족이 특히 조심할 점은 무엇인지를 판례와 함께 정리합니다.
선택지는 세 가지, 기간은 3개월
제1019조 제1항에 따라 상속인은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단순승인, 한정승인, 포기 가운데 하나를 고를 수 있습니다. 대신 받는 사람도 상속인이므로 같은 규정을 적용받습니다. 결정하기 전에 상속재산을 조사할 수 있고(같은 조 제2항), 조사에 시간이 더 필요하면 이해관계인 등의 청구로 가정법원이 기간을 늘릴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1항 단서).
기간 안에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단순승인한 것으로 봅니다(제1026조 제2호). 기간 중이라도 고인의 재산을 처분하면 역시 단순승인으로 볼 수 있으므로(같은 조 제1호), 고인 명의 예금을 찾아 쓰거나 물건을 팔기 전에는 한 번 더 확인해야 합니다.
3개월은 '내가 상속인이 된 것을 안 날'부터
대법원 2005. 7. 22. 선고 2003다43681 판결은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을 상속이 열린 원인 사실을 알고, 그로써 자신이 상속인이 되었다는 것까지 안 날로 풀이했습니다. 보통은 사망 소식을 들은 날이면 상속인이 된 것도 안다고 보지만, 누가 상속인인지 가리는 데 사실상·법률상 어려움이 있으면 그보다 늦어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대신 받는 사람에게는 이 해석이 중요합니다. 할아버지와 왕래가 끊겨 사망 소식을 한참 뒤에 들었거나, 아버지 자리를 자신이 잇는다는 사실을 몰랐던 사정이 있다면 그 사정을 보여 줄 기록이 기간의 출발점을 정합니다. 연락을 받은 날짜, 누구에게서 어떤 방식으로 들었는지를 적어 두세요.
미성년자라면 기준이 바뀝니다. 상속인이 제한능력자이면 3개월의 출발점은 본인이 아니라 그 법정대리인, 곧 친권자나 후견인이 알게 된 날입니다(제1020조). 먼저 떠난 아버지를 대신해 미성년 손자녀가 이어받는 경우에는 어머니가 언제 알았는지가 기준이 되는 셈입니다.
앞서 한 포기는 이번 상속에 미치지 않습니다
빚 때문에 아버지의 상속을 이미 포기했던 가족이 가장 놓치기 쉬운 대목입니다. 대법원 2017. 1. 12. 선고 2014다39824 판결의 흐름을 따라가 보면 이렇습니다.
- 아버지가 빚을 남기고 세상을 떠나 어머니와 자녀들이 모두 상속을 포기합니다.
- 그 아래 직계비속도 없다면 다음 순위인 직계존속, 곧 할아버지가 아버지의 상속인이 됩니다.
- 그 뒤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 어머니와 자녀들은 아버지 자리를 대신 받는 사람으로 할아버지의 상속에 다시 불려 옵니다.
대법원은 아버지 상속에 대한 포기의 효력이 그 뒤 열린 대습상속에까지 미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대신 받는 상속은 별개의 원인으로 생기고, 열리기 전에 미리 포기할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할아버지 상속에서 따로 한정승인이나 포기를 하지 않으면 단순승인한 것으로 보게 되고, 할아버지가 아버지에게서 넘겨받은 빚까지 다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신고는 어디에, 무엇을 갖춰서
한정승인이나 포기는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상속이 열린 곳의 가정법원에 신고하는 방식으로 합니다. 한정승인을 고르면 상속재산 목록을 붙여야 합니다. 아버지 상속 때 받아 둔 포기 수리 심판문이 있더라도 그것은 아버지의 상속에 관한 것이므로, 할아버지 상속에서는 대신 받는 사람으로서 새로 신고해야 합니다. 형제가 여럿이라면 한 사람의 신고가 다른 사람까지 대신하지 않으므로 각자 기간과 신고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기간이 지난 뒤 빚을 알게 되었다면
빚이 재산을 넘는다는 점을 처음 3개월 동안 중대한 과실 없이 몰라 단순승인으로 처리된 경우에는, 그 점을 알게 된 때부터 다시 3개월의 기회가 생기고 이 기간에 한정승인을 신고할 수 있습니다(제1019조 제3항). 미성년일 때 단순승인한 경우에는 성년이 된 뒤에 따로 기회가 있습니다(같은 조 제4항). 대신 받는 사람이 포기하면 그 몫이 누구에게 가는지는 포기와 대습의 차이 문서에서 확인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Q.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같은 사고로 함께 숨졌다면 기간은 하나인가요?
A. 할아버지의 상속과 아버지의 상속은 별개이므로 각각 결정해야 합니다. 두 상속을 함께 다루는 방법은 함께 사망한 경우 문서에 정리했습니다.
Q. 포기 신고를 하면 대신 받는 사람의 다른 권리도 사라지나요?
A. 포기하면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이 되므로 재산과 빚 모두에서 벗어나고, 최소 보장 몫을 주장할 자리도 함께 없어집니다.
정리
대신 받는 사람도 3개월 안에 선택해야 하고, 그 기간은 자신이 상속인이 된 것을 안 날부터 흐릅니다. 특히 아버지 상속을 포기했던 가족이라도 할아버지의 대습상속에서는 다시 정해야 합니다. 다른 질문은 첫 화면에서 함께 살펴보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근거: 민법 제1001조·제1003조 제2항·제1005조·제1019조·제1020조·제1026조·제1042조 [시행 2026. 3. 17.][법률 제21454호] — 국가법령정보센터 2026-10-20 확인 / 대법원 2005. 7. 22. 선고 2003다43681 판결('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의 의미), 대법원 2017. 1. 12. 선고 2014다39824 판결(앞선 포기의 효력이 대습상속에 미치지 않음) — 국가법령정보센터 판례 2026-10-20 확인